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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티(Q.T)를 통한 성경해석 ① 언어의 특성(함축의미와 다중의미)

작성자: 채철님    작성일시: 작성일2018-09-17 11:13:21    조회: 775회    댓글: 0

하나님은 자기 존재에 대하여 설명하지 않으시고 그저 나는 스스로 있는 자라고 말씀하셨습니다(3:14). 사도 요한은 하나님을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1:1)라고 소개합니다. 그래서 말씀은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하고 확인할 수 있는 최고의 방편이지요. 이 말씀(언어)이 현실 세계에서 절정을 이룬 사건은 바로 성육신 사건입니다. 하나님은 말씀으로 세상을 창조하시고, 하나님(성자)은 말씀으로 육신이 되셨고, 하나님(성령)은 말씀으로 지금도 역사하십니다. 그러므로 영적 존재이신 하나님이 인간과 소통하시기 위해 사용하신 코드는 말씀, 언어였어요.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이것을 책에 기록하여 기념하게 하고(17:14). 인간이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인간이 신과 소통할 수 있는 영적 존재라는 사실을 증명합니다. 따라서 은혜를 받는 방편은 말씀입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수없이 언어를 사용합니다. 그러나 언어가 갖는 특성이 무엇인지 또 이 언어의 특성이 성경을 읽는 데에 얼마나 중요한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성경은 말씀, 즉 언어로 기록되어 있으므로 언어(말씀)가 갖는 특성과 기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언어는 보통 정보, 인식, 지령, 표현, 친교 등의 기능이 있지요. 이런 다양한 기능은 하나씩 개별적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주로 두 가지 이상 복합적으로 쓰입니다. 이때 지식이나 정보 전달처럼 겉으로 드러나 있는 의미를 외시의미라고 합니다. 그러나 언어는 겉으로 드러나는 외시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문맥이나 문학적인 표현 기교를 사용하여 행간에 감추어진 함축의미를 포함합니다. 따라서 언어 표현이 어떤 가능으로 쓰이고 있는지 알아야 올바로 해석할 수 있어요. 특히 문학성이 강한 성경은 단순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만 갖고 있지 않고 함축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함축의미를 찾는 일은 그 안에 숨겨진 수많은 이야기와 아픔과 슬픔, 환희와 고통의 사건들을 내가 직접 대면하는 일입니다. 엄밀히 말해서 성경은 함축의미가 외시의미보다 더 중요합니다. 따라서 다양한 언어기능과 용법을 이해하지 못하면 성경 읽기에서 언제든지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 있지요. 성경을 읽고 또 읽어도 새로움을 느끼는 이유는 성경이 그 의미 전달에 있어서 외시의미보다 함축의미에 의존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사용하는 대부분의 언어들은 하나의 의미만을 갖는 단일 의미체(monosemy)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두 번째 언어의 특징은 언어가 여러 층의 의미를 품고 있는, 즉 다중 의미체(polysemy)입니다. 성경 기자들은 웬만하면 도덕적 판단을 내리지 않고, 자신의 의도를 알리기 위해 본문 가운데 의미들을 깔아 놓습니다. 그러기 위해 고도의 설득 전략을 사용하지요. 마음 푹 놓고 듣다가 어디로 끌려가는지 모르게 끌려가서 저자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게 되고 그의 결론에 고개를 끄떡이게 만드는 전략을 사용합니다. 저자는 독자들 스스로 본문 가운데 들어와 그 의미를 발견하고 스스로 판단을 내리도록 합니다. 또한, 독자들로 하여금 등장인물에 대해 자신과 동일한 판단을 내리도록 유도하기도 합니다.

 

이것이 저자의 설득 기술, 즉 수사법의 기술입니다. 글은 치밀한 구조와 정확한 언어의 선택 없이는 독자를 설득시키지 못합니다. 성경 기자도 독자를 설득시키기 위해 다양한 기법과 기교를 사용합니다. 이런 설득 장치로 아이러니, 풍자, 과장, 패러디 등을 쓰게 되는데, 성경이 이런 고도의 설득 기교를 동원하지 않았다면 동서고금의 독자들을 울리는 영원한 베스트 셀러가 되지는 못했을 겁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자가 사용한 수사학적인 기법과 기교를 이해해야 저자의 의중을 더 선명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만약 사용하고 있는 수사적인 기법을 모르고 겉으로 기록된 글의 단일의미들만 받아들인다면 얼마나 많은 오해를 가져올지 알 수 없는 것이지요.

 

 

글 채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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