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의 실패, 오늘의 기도 김선아(12. 13 수요 말씀 묵상)
어느 날, 기도를 멈추었습니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남편이 하나님을 진심으로 믿고 새로운 삶을 살길 바란다는 기도를 멈추었던 이유는, 그 기도의 시작점이 나를 위한 것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믿기만 하면, 신뢰할 만한 사람이 될 것이라고 믿기만
하면 성품이 온화해질 것이고, 신앙생활도 함께 해야만 바라던 가정을 그렇게도 바라던 좋은 아빠를 아이들에게 줄 수 있을거라고 여겼으니까요. 그 기도의 시작에, 한 영혼에 대한 안타까움은 없었던 것을 깨달았습니다. 나를 위해서, 나의 안온한 삶을 위해서 한 사람의 회심을 기도하고, 시선과 태도로 비난하고 몰아세웠던 것을 그가 몰랐을까요? 비난해 마땅한 사람이라는,
존중을 땅에 버리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해야 한다기에 하는 기도는 늘 흔들렸습니다.
그런 기도였기에 늘 제 마음을 잡아먹기 바빴는데, 제 기도의 위선을 알아차리고는 더 어떻게 기도할 수 없는지를 몰라 멈추었습니다. 숱한 좌절의 시간을 지나 여기까지 왔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이제는 하나님 앞에, 포기가 없다는 말을 소망으로 품을 수 있는 제 마음을 느끼기에, 말씀으로 비롯한 소망을 품고, 지금 내가 원하는 시간에 그 열매를 볼 수 없대 도 기도하며 기다릴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수 있습니다. 기실 나는, 그가 하나님을 향해 돌아서며 겪게 될 마음의 고통과 감당해야 할 어떠한 고난도 함께 지고 싶지 않아서 그토록 빨리… 그토록 수월하게 남편이 신앙을 가지길, 기도했었습니다.
그러니 이제, 내가 품는 것은 한 사람에 대한 기도와 기대를 멈추지 않는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 돌아서는 사람이 가질 당연한 고난과 고통을 그 옆에 선 동역자로서 마땅히 감당하는 것입니다. 내가 손해 보지 않겠다, 내가 함께 감당할 고난이 아니라 밀어냈던 시간들이 우리의 평안과 사랑을 갉아먹었던 것을 기억하며 하나님의 마음으로, 성령 하나님의 역사를 간절히 소망하며
함께하겠습니다.
괴롭다며 하나님 앞에 쏟아냈던 비난을 돌아보면, 정말 저는 사랑할 만한 사람만을 품는 옹졸함에 똘똘 뭉쳐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던 세상의 풍조에 확신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마음이 아님에도 말이지요. 그게 당연한 것 아니냐는 말에,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 않았냐는 말에도 부끄러워하는 그리스도인의 양심을 가진 이로
살겠습니다. 우리의 기도가 응답받을 수 있도록 문을 여신 예수님께 부끄럽지 않도록, 낙심하지 않고 포기도 없는 기도를
이어가겠습니다. 때가 차기까지, 기다리며 언젠가 나를 통해 하나님이 이루시는 이야기를 기다리겠습니다.
때가 이루기까지, 성령 하나님의 역사로 나의 간구가 그릇된 것은 아닌지 톺아보며, 나를 향한 하나님의 진실한 소망을 기억하고, 응답받을 수 있는 기도의 문을 열어주신 그리스도를 기억하여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