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것을 하나님께로 김선아(3. 26말씀 묵상)
선과 악을,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것이 선악과를 먹은 죄의 결과임에… 심판의온전함은 하나님께 있기에 내가 판단하려 하고
내가 심판의 주체가 되려는 마음을더 경계해야 함을 알았습니다. 미움과 분노를 몰고 다닌다는 말씀이 퍽 충격적이더라고요.
아, 그래서 그렇게 분노하여 사랑의 자격을 논했구나. 아, 그래서 그렇게 그 사람이 가진 삶의 이야기를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던 것을 깨닫습니다.
미움과 다툼, 분한 마음을 버리기 위해 내게 해를 끼친다며 끊어내고 단죄하여밀어내던 마음을 부지런히 비워내고
경계해야 함을 절실히 느끼게 됩니다. 그 마음에서 끝나지 않기 때문이지요. 미움이 사그라진 곳을 그저 비워만 두어도
마음을 추스르는 것이라 여겼었는데요. 그 미움과 분노가 지나간 자리가 커지고 커지다 보면, 하나님을 심판하기까지
이를 수 있겠더라고요. 교만하여서, 심판에 이르는 인간의 마음이 내게 너무도 선명히 느껴지는 것은 제 마음 안에
사랑의 자격을 논하는 그 판단의 마음이, 내가 판단하려는 자기주장이 여실히 살아 숨쉬기때문이겠지요.
‘너는 내게 나쁜 사람이니까, 객관적으로도 그 행동은 옳지 않고 나 아닌 다른 사람이라면 이렇게 유순하게 반응하지도
않았을 테니까 이 판단은 옳다.’라며 비난의 당위성을 마련하기 위해 마음으로 되뇌며 혼자만의 싸움을 이어가던날들.
그리고 그 뒤로 겨우겨우 잊으며 덮어두기만 하는 게 최선인 마음의 강함을변명 삼아서 저는 마땅한 심판의 뒤로 숨어
살았던 것 같습니다. 합리성이라는 환상의 뒤에 숨어, 깔끔하게 정리되고 통쾌한 관계 설정의 환상에 취해 하나님의영역을
끊임없이 침범했고 자기 논리에 도취 되어서는 모든 회복의 시간들을 헛되이 날려 보냈나 봅니다.
내가 판단하고 정죄하려는 마음의 근원이 죄의 결과라는 것을 명심해야겠습니다.명심하고, 새길수록 그것을 멈추는 힘도
함께 구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니까요. 내가 가려는 이 마음의 길이 그 끝은 결국 하나님의 신성을 나 스스로 불신하고
심판하려는 길이 될 것이라는 것을, 나의 결국이 하나님을 끌어내려 십자가에 못 박은 대제사장과 같지 않으려면
멈추라는 주님의 말씀에… 칼을 도로 집어넣어야 한다고요. 날카로운 이성으로 사유하되 하나님의 온유함으로 표현하며
살아야 한다 여겼습니다. 그러나 그 날카로움이 생명을 도려내는 칼이 되지 않게 하려면하나님의 것을 하나님의 그늘 아래에
두어야 함을 다시 알아갑니다.
나는나도 모르는 새, 가장 큰 교만으로 나의 생명을 찍어 내리는 칼을 기쁘게 휘두르고있었습니다. 그러니 이제 그 칼을
무디고 녹슬게 만들기 위해 멋대로 숨쉬는 마음을멈추고 하나님의 모든 판단과 심판을 신뢰하는 일상을 새롭게 가다듬어야 하겠지요.
그렇게 마음을 설레게 하는 계절에, 흩어날리는 꽃잎보다 묵상과 기도가 더 깊이 마음을 넘나들어야 할 간절함을 느끼며,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