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잠을 자려는데, 이불 위로 느껴지던 말간 햇살과 퍽 신선한 아침 공기가 귀찮아서 이불 속으로 점점 파고들어 머리끝까지 뒤집어쓰면 그 위로 청소기 소리가 가득 내려앉았고, 그 뒤를 이어 거실에 있는 커다란 오디오가 큰 소리로 찬양을 토해냈던 유년기의 방학이 새삼 떠오르더라고요. 쩌렁쩌렁하게 울려대던 그 찬양이 그때는 참 싫었는데, 가만히 떠오르는 그 가사와 목소리가 지금은 왜 그렇게 위안이 되는지 알 것 같다고 나직이 웃게 되었어요.
‘왜 나만 겪는 고난이냐고, 불평하지 마세요. 남들은 지쳐 앉아 있을지라도 당신만은 일어서세요. 힘을 내세요, 주님이 손잡고 계시잖아요. 주님이 나와 함께함을 믿는다면 어떤 고난도 견딜 수 있잖아요.’라고 뒤섞여 생각나는 가사에 뭐 저런 걸 듣느냐고 음이 촌스럽다고 투덜거렸지만, 요즈음은 이 찬양이 생각나 흥얼거릴 때마다 마음이 따스해지고, 분주하고 복잡한 일상에 든든한 힘이 되어 주는 것만 같아요.
속상하면 속상한 대로 기도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요. 걱정할 거리가 생기면 불안해하는 대신에 기도할 거리가 늘어났을 뿐이니,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불안의 씨앗들을 하나님 앞에 솎아 내 버릴 수 있음에 감사할 뿐이지요. 나약하고 불안한 ‘나’를 들키지 않기 위해 허세처럼 되뇌던 ‘나는 잘할 거야. 나는 괜찮아, 나는 특별해.’라는 말들이 사라지고, 하나님을 향해 고요히 읊조리는 시간이 삶에 더해질수록… 어떠한 일이 있어도 당신을 향한 삶을 이어가야 하니, 그 삶을 도와주시길 구하면 구할수록. 삶은 빛 아래 더 선명하고 굵은 흔적을 그려갑니다.
그 손을 잡았어요. 그리고 기도하게 된 모든 날, 모든 시간이 귀하고 귀해서 어느 것도, 버릴 것 없이 소중하여 그저 감사할 뿐이지요. 멈추어 서서 기도하는 것, 마음이 아플 때 기도하는 것. 나의 마음을 덜어내면 덜어낼수록 당신이 선명히 내 안에 들어오시는 것, 그것에 감사할 수 있는 지금, 나는 당신의 나라에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축복 속에 항상 사랑으로 서로를 붙들어 기도하는 믿음의 동역자들이 있었음에 감사하고 있어요. 그러니, 앞으로의 모든 삶에서 함께 기도하고, 함께 기뻐하며, 함께 소망하는 나와, 당신의 ‘우리들’이 더 강건해지기를 기도합니다.
예수 믿으세요. 당신의 모든 것을 기도할 수 있는 축복이 시작될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