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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단 하나의 이유 [1]

작성자: 채철님    작성일시: 작성일2017-12-26 19:04:32    조회: 817회    댓글: 1

 성탄절은 하나님께서 사람이 되신 것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그러나 이날은 우리가 막연히 기쁜 날로 그저 가볍게 지낼 것이 아니라 왜 인간의 모습으로 오셔야 했는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살려고 태어납니다. 그래서 앞으로 대통령이 되고, 장관도 되고, 위대하게 살 계획으로 앞날을 준비하며 성장해 갑니다. 그러나 아기 예수님은 죽으려고 태어나셨습니다. 태어나신 목적인 죽음이었습니다. 성탄절이 기쁜 날이기는 하지만, 경건한 기쁨이요 무거운 감사의 날입니다. 우리가 이웃들에게 성탄의 선물을 나누는 것도 바로 그런 마음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저는 어릴 때 이런 상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예수님이 우리를 구원하시려 했다면 그냥 구원해 주시면 되지 왜 굳이 사람으로 오셔서 그 고난을 받아야 했을까.’ 이렇게까지 하셔야만 우리가 구원받는 건가 하는 의문을 가진 적이 있습니다. 예수님의 고난은 십자가에서 돌아가심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 땅에 오셨다는 것 자체가 신에게 있어서 고난이었습니다. 창조주께서 세상에 나실 데가 없어서 말구유에 나셨고, 공기와 수분을 마셔야 했습니다. 몸의 피로를 견뎌야 했고 마음이 아파 때로는 눈물도 흘려야 했습니다.

 

 히브리서 2장을 묵상하면서 초대교회 유대인들이 예수님에게 복종하기 어려웠던 이유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천사보다 못한 사람이 되셨다는 점.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하면서 죽음의 고난을 받으셨다는 점, 그리고 서슴없이 우리를 한 형제라 부르셨다는 점입니다.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하기 어려웠던 이유가 그럴듯해 보이지 않습니까. 그러함에도 성경은, 왜 그렇게까지 하셔야 했는지 논리적인 설명을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유 없는 이유가 한 가지 있지요. 그것이 사랑이다.” 세상에 혹시 있을지 모를 그 어떤 신도 나를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나를 위해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나를 위해 피 한 방울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우리 주님은 그러면 안 되는 분이었습니다.

 

 심순덕님의 시에 이런 글귀가 있지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여름 뙤약볕을 머리에 인 채 호미 쥐고 온종일 밭을 매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 고된 일 끝에 찬밥 한 덩이로 부뚜막에 걸터앉아 끼니를 때워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꽁꽁 언 냇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해도 그래서 동상이 가실 날이 없어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난 괜찮다 배부르다. 너희들이나 많이 먹어라. 더운밥 맛난 찬, 그렇게 자식들 다 먹이고 숭늉으로 허기를 달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가 추위에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고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게 닳아 문드러져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술 좋아하는 아버지가 허구한 날 주정을 하고 철부지 자식들이 속을 썩여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어느 날 아무도 없는 집에서 외할머니 사진을 손에 들고 소리죽여 우는 엄마를 보고도. ! 그 눈물의 의미를 이 속없는 딸은 몰랐습니다.

내가 엄마가 되고 엄마가 낡은 액자 속 사진으로만 우리 곁에 남아 있을 때/ 비로소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성경을 어떻게 믿을 수 있습니까? 주님이 나를 사랑하셨기 때문입니다.

 복종하기 어려웠던 성육신, 이해되기 어려웠던 십자가. 그리고 감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형제의 관계. 이것이 오히려 내가 주님께 복종하고 찬양할 이유입니다.

 

글 채 철 (12.20 수요 설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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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작성자: 김완진님     작성일시:

천지를 창조하시고 주인되신 하나님이, 만왕의 왕이신 그 분이, 냄새나는 짐승의 거처에서 그것도 음식물 찌꺼기로 찌든 구유에서 첫 세상을 맞이하셨다는 사실이 제겐 충격이면서 동시에 하나님을 무한히 신뢰하게 된 이유가 되었어요.

세상이 믿지 않는 거짓말같은 이 이야기가 진실이며 심오한 진리임을 가르쳐주신 성령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