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하지 않은 날들
주려고 했는데, 깜빡하고 지나간 생일 선물 이야기를 하며 뭐 갖고 싶은 것 없는지를 물어보는 언니에게 됐다고 그냥 서로 잘살고 있는 게 선물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을 했습니다. 크게 나쁜 일 없었고, 마음도 한 뼘 더 자란 것 같아 지난 한 해는 성공적이었다고 말이지요.
세상 모두가 당연한 듯 살아가지만 멈추어 생각해 보면 찰나의 시간들이 모두 특별했습니다. 짜증이 나고 힘들었던 시간도 숨을 고르며 토닥일 수 있었고, 욱하고 솟아오르는 분과 억울함도 살살 풀어낼 수 있었고, 마음에 다 차지는 않아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한 일들이 많아졌고 또 기억에 남고 마음을 일으키는 설교 말씀도 많았고…그쯤 하면 성공 아닐까? 하는 뿌듯함으로 다시 한 해를 시작하게 되기도 했고 말이에요.
누군가는 이야기하지요, 당신이 사는 오늘은 어제 죽어간 사람이 그토록 살고 싶어 했던 미래라고 말이에요. 그러니 더 소중하게 그러니 더 감사하게 살아달라고… 사실 그런 말들을 들으면 가슴이 찡해지잖아요, 그런데 타고난 성질을 이길 힘이 부족할 때가 많아요. 남과 나를 비교하는 그때부터 말이에요. 저는 그런 말들보다,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버려야 할 것들을 보고, 이런 나라도 좋다는 절절한 사랑 앞에서 낮아질 때, 그가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그 사랑을 아주 조금이라도 갚으며 살아가려 할 때, 오늘 하루가 더 소중하고 더 감사하게 돼요.
예수 믿으세요, 사랑 안에 당연한 것은 없어요, 그저 모든 시간이 기적이 되게 하실 거에요.
글/ 김선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