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시작된 미래
아이들과 저녁 느지막이 책상에 둘러앉아 성경공부를 할 때였어요. 마무리 기도를 하려는데 큰 아이가 덜컥…! 엄마의 가슴을 뒤흔드는 말을 하더라고요.
“엄마, 근데 나는 하나님이 없는 거 같아요. 못 믿겠어요.”라고 말이에요.
“왜 그런 생각을 했어?”
“내가 기도했는데 안 들어 주셨어요.”
“무슨 기도를 했는데?”
“저번에 엄마가 화낼 때, 나는 속으로 기도했는데…엄마가 화를 그만 내게 해 달라고 기도했는데 들어주시지 않았어요.”
‘그건 네가 말을 너무 안 들어서잖아, 엄마가 부드럽게 조용히 몇 번이나 말했는데 네가 엄마를 화나게 해서…!’ 억울함에 치 솟아오르는 말들을 누르고는 그저, 마음을 다해 미안하다고 했어요.
“OO야, 그때는 하나님이 안 계신 것도 아니고 하나님이 무능해서도 아니야, 그저 엄마가 많이 부족해서 그랬어. 마음 상하게 해서 미안해, 엄마도 많이 노력할 테니까 계속 기도해 줄래? 잊지 않을게…”라고 덧붙이면서요.
내 자존심을 지키고 싶었다면 그때 또 버럭, 했을 거 같아요.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라며 나무랐을지도 몰라요. 그런데 그저, 이 아이의 마음에 남는 것이 존중받으며 사랑이 넘치는 유년이길 바라기에…그리하여 후일에는 그 마음 그대로 하나님께 순전히 다가갈 수 있길 바라기에, 무엇보다 너의 생에 남겨주고 싶은 것이 하나님께 향하는 길이라서… 나를 낮추어, 아이가 느끼는 그 안쓰러운 마음을 가만히 달래 주었지요. 주님, 아이는 부모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게 됨을 압니다. 말씀 그대로 사는 삶이야말로 세상에 다음 생명을 피워내는 씨앗이 될 줄을 또한 압니다. 예수 믿으세요, 당신이 사랑하며 살아낸 오늘이 당신의 미래가 되게 하실 거에요.
글 / 김선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