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툴지만 오롯한 마음으로
오늘은 아이의 변덕을 받아주지 못하고 크게 싸웠습니다.
차에 타면서부터 이것 싫다, 저것 싫다 칭얼대는 아이에게 다정하게
부드럽게 어루만져 주지 못하고 버럭 소리를 지르며 공부방 앞에 이르렀어요.
그 앞에 주저앉아 온갖 핑계를 읊어댔습니다.
나는 엄마랑만 공부하고 싶은데, 내가 가면 동생이 외로워서 어떡해
지금도 엄마가 너무너무 보고 싶은데, 재밌게 놀다 오는 데 아니라고…!
선생님이 달래도 안되고, 말도 안 먹히고, 오늘은 안 되겠구나
싸울 기력도 없어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때부터 살살 눈치를 보면서 동생의 가방도 대신 들어주고
평소에는 시켜도 안 하던 일들을 스스로 했어요.
손을 씻고, 옷을 갈아입고, 가방을 정리하고… 그래도 제 기분이 나아지지 않아서요
엄마는 지금은 너랑 뭘 하고 싶지가 않다, 기분이 좋아질 때까지 쉬겠다 하니
곁을 물러나 한참을 오지 않더라고요.
그렇게 정말 한참을 같은 듯 다른 공간에 있었습니다.
한참을 지나 아이가 종이를 몇 장 내밀었어요.
“멈마 내가 너무 마를 안들어서 재송해요. 내가 너무 재송해요.
나는 멈마를 더 사랑하고 이써요. 멈마 사랑해요.
멈마가 더 사랑하고 이써요. 나두 멈마를 더 사랑해요.
나는 꼭 사랑하고 이써요.”
서툰 글씨에 오롯이 담긴 그 마음이 모난 마음을 녹여냈어요.
그 서툰 마음에 눈물이 핑 도는 것은 내가 그를 너무도 사랑하기 때문에요.
잘못했다고, 그렇지만 그래도 사랑한다고 다시 손 내밀 수 있는 이유는
그가 날 사랑하심을 잊을 수도 모를 수도 없기 때문이라고
예수 믿으세요. 서툴고, 보잘것없다 감추지 말고 그 마음 그대로
하나님께 고백하세요. 그러면 하나님께서 약속하십니다,
사랑한다고, 그러니 꼭 더 많이…함께 사랑하자고
글/ 김선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