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를 더 다닐 수 없는 형편이 되었기에 닥치는 대로 일해야 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하루에 잠자는 시간은 딱 4시간, 일하는 15시간, 이동하는 데에 2시간
먹고, 씻고, 잡일을 하는 데에 3시간 정도를 썼던
피폐하다고도 할 정도로 틈 없던 하루를 꼬박 1년, 2년, 3년여…
열심히 일하면 학교로 돌아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내 노력이 온전히 보상받을 줄 알았고, 내가 나를 건져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나는 그저 실패한 인생으로 남는 줄 알았습니다.
가장 빛날 것 같던 20대를 하고 싶은 것도 못 해보고 삶에 허덕이며 보냈고,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 쥐어 짜내며 달렸어도
일이 잘되지 않았고, 다시 무언가를 하기는 너무 늦은 나이가 된 것 같았으니까요.
실패와 좌절이 남긴 것은 기도하는 마음입니다.
하나님, 이 일이 제게 의미가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 제가 하나님을 믿기에 허투루 살 수 없습니다.
하나님, 잘 살고 싶습니다, 하나님의 방법으로요.
거듭되는 실패와 좌절 속에서 지혜를 알았습니다.
세상에는 어쩔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원하지 않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 참 많다는 것을 알았고
내가 어떠한 역경 없이 살았더라면 알 수 없었을 좌절과 절망을 알기에
함께 슬퍼하고 위로할 수 있는 공감의 심령을 얻었습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과 함께 살아가는 나의 삶이
곧 누군가에게 있는 그대로의 희망이 되리라고…
제가 세상의 방법으로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는 사람이었더라면 지금 제게 주신
이 자리와 이 삶에 감사할 수 없었겠지요.
지금 하나님이 만나게 하신 사람들을 사랑하며 살고 있습니다.
오직, 지금의 마음을 위해 이제까지 걸어온 것만 같습니다.
예수 믿으세요, 그의 말씀으로 삶을 들여다보니
어느 것 하나 사랑이 아닌 순간이 없었습니다.
글/ 김선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