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감사, 그럼에도 감사 글 이소영
“감사할 수 없을 때, 더욱 감사하라.”과연 인간이 그럴 수 있을까요? 너무 과한 요구를 하시는 것 아닙니까, 하나님? 자기 아이가 죽었는데 어떻게 감사할 수 있나요? 『감사가 내 인생의 답이다』에 실린, 소아 중환자실에서 아파하다가 끝내는 죽어버린 딸을 안고 우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제 모습이 겹쳐 보여서 참 많이도 울었습니다. 첫 임신과 두 번째 임신은 고작 두 달의 시간 동안만 저를 엄마가 되려는 설렘과 걱정에 잠깐 살게 했을 뿐이었습니다. 세상의 많고 많은, 보통의 사람들은 쉽게 아이를 갖는데… 참 건강하게도 엄마와 함께 열 달을 자라서 세상에 나오는데 나는 왜 두 번이나 심장 소리도 들어보지 못한 채 아이를 잃었어야만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 당신께 화가 나고 또 원망을 할 수 밖에 없었지요.
그래서 알게 되었습니다. 늦은 나이에 아이를 낳고 보니 아이를 안고 있는 것 조차 몸이 버거워했고, 허리며 무릎, 손목, 등까지 안 아픈 곳이 없었지만, 빈틈 없이 안겨들어 곤히 잠들어 있는 아이에게서 내게 스며드는 숨소리가 못 견디게 사랑스럽다는 것을요. 지금도 가만히 아이에게 다가가 그 작은 가슴에 가만히 귀를 대고, 달음박질치는 심장 소리를 듣는 순간이 더없이 행복하다는 것을요. 귀하고, 귀하여서…사랑에 충만한 지금이 더 없이 감사한 순간이라는 것을, 이러한 일상이 오로지 하나님의 축복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달려가던 청년기, 그 시간 내내 내 마음을 무겁게 하던 것은 ‘용서’였습니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기도하던 제게 하나님이 주신 깨달음은, 가해자가 아닌 나의 행복을 위해서 선행되어야 할 것이 바로 ‘용서’라는 것이었습니다. 가해자를 용서하지 못하고, 용서하지 않고 계속 미워하기로 결단하고 그 마음을 이끌며 살아봐야 당사자는 나의 미움을 꿈에도 모른 채 잘살고 있는데, 나만 미움과 분노를 잔뜩 쌓아둔 채 살고 있기 때문에,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지요. 그러니 너를 위해서, 내가 바라는 너의 행복을 위해서 너는 그를 용서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깨달았습니다.
사실, 책에서 나타난 사람들처럼 감사하는 것은 아직 마음에 잘 와 닿지 않습니다. 감사할 수 없음에도, 내게 주신 모든 것에 순종하며 감사하는 것… 믿음 안에 살면, 언젠가는 저들처럼 깨닫게 되겠지요. 감사 또한, 나의 행복을 위해서 그렇게 살아가길 바라는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을요. 그러니, 하나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