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여 하나이어라.

작성자: 김선아님    작성일시: 작성일2021-09-03 17:11:35    조회: 443회    댓글: 0
 

 

 

사랑하여 하나이어라.                                          /김선아(8.22 말씀 묵상)

 

  여전히 학교에 가지 못한 채, 2학기가 시작되었어요. 아침부터 부지런히 먹이고 나름 학교 공부라고 준비시킨 다음에는 원격 수업할 때, 안되는 건 옆에서 바로 다시 할 수 있게 챙기기 위해 대기하고 있어요. 조금이라도 안되는 게 있으면 온갖 짜증을 내거나 칭얼거리며 엄마를 찾아대는 아이의 목소리가 힘겨워질 즈음이면 그래도 끝나는 시간이 곧 다가와요.

조용히 책을 읽거나, 학원을 가는 잠깐의 고요를 달게 여기며 자기만의 시간과 공간으로 들어가는 엄마가 무엇을 했는지 늘 궁금한가 봐요. “엄마, 엄마는 우리 없을 때 책 읽었어? 이거 읽었지? 엄마, 알았다! 엄마 예배드렸구나? 어떻게 알았는지 알아? 여기 있잖아, 큐티 책이랑 성경책이랑.”

 

  ‘나는 다 알아!’라는 뿌듯함이 어린 얼굴을 가만히 보다가 마주 웃었어요. 엄마한테는 그런 조용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야 할 일이 산더미 같아도 잠깐이라도 멈춰 기도하는 시간이 없고, 단 몇 줄이라도 묵상하지 않으면 잘살고 있는 것 같지 않아서 말이야.

 

  팬데믹 시대라서, 아이들을 챙겨야 한다며 이래저래 묵상과 기도를 소홀히 했어요. 온라인으로 예배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이제까지 잘 해왔다고 생각했고, 그런 줄 알았는데 말이에요. 어느새 하나님의 말씀을 새기고, 삶의 호흡을 온전히 가다듬기 위해 기도하는 것이 해도 되고,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인 것처럼 여기고 있는 저를 발견했어요.

 

  그러는 사이, 예민한 줄 알았던 심령은 둔해져 있었어요. 둔해질 대로 둔해진 심령은 제 앞에 위기가 닥쳤을 때, 하나님 앞에 빠르게 엎드리기보다 폭풍 같은 과거와 감정에 취해버리고 말았지요. 그리고 그런 제게, 감히어찌 말할 수 없지만, 하나님의 선하심을 믿어서, 간절히 바랄 밖에 없어서 힘들 땐 저를 대신해서라도 기도하겠다는 사람들을 주셨습니다.

 

  그러니 그동안 제가 잊고 있었던 것은, 감히 내가 살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 박았던 일, 그리고 그의 이름으로 하나 된 나의 사랑하는 교회를. 그의 생명 값을 등에 지고 살아가야 하는 나의 본질과 그런 우리가 함께 그리스도를 바라며 살아가는 것. 진정한 성숙을 위해 잊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내 값, 내게 주신 생명의 무게를.

 

  예수 믿으세요, 그분은 빼지도 더하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의 우리가 하나의 생명이 되게 하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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