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바르게, 그렇게 기쁘게

작성자: 김선아님    작성일시: 작성일2021-07-09 23:00:16    조회: 447회    댓글: 0
 

아이가 혼자서 교회 앞에 있는 무인 슈퍼를 갔다 왔어요. 그러고는 집에 와서 울음을 뱉어내며, 꾸욱꾸욱 누른 목소리로 이야기하더라고요. 한 번은 제대로 사 먹었는데, 남은 돈으로 다시 사 먹으려다가 뭔가를 잘못 눌렀는데 어쩌다 보니 계산할 수는 없는데 뭔가 넘어가 버려서 그 자리에 돈도 내려놓고 사 먹고 싶었던 것도 내려놓고 왔노라며 서럽게 울더라고요.

 

속으로는 수 갈래로 뻗어 나가는 생각들이 있었어요. 아니, 그걸 왜 이제 얘기하니 거기서 출발하기 전에라도 얘기하거나, 그렇게 되고 바로 뛰어와서 얘기했어야지. 다 지난 다음에는 나도 널 도와줄 수 없어, 돈을 또 왜 놓고 와? 라는 생각도 하다가요. 그래, 이 아이가 정직에 대해 알지 못했다면 세상의 눈으로 볼 때 그렇게나 손해 보는 일은 안 했겠지하는 자랑스러움에 가만히 안아주었어요.

 

엄청 속상했겠네. 당황하고 무서웠겠다.” “, 그런데 혹시 나를 CCTV로 보고 찾아오면 어떡하지?” “엄마한테 말했잖아, 너는 오히려 거기에 사지도 못하고 물건값을 내고 온 거고. 혹시 그런 일이 있으면 네가 엄마한테 이야기해 줬기 때문에, 마가 대신 말할 수 있어. 괜찮아, 다음에는 천천히 다시 해 보자. 오늘 너는 누구보다 정직했어.”

 

중국의 옛날이야기에서요. 왕의 후계자를 뽑기 위해 나이든 왕이 삶은 꽃씨를 아이들에게 나눠 줘요. 한 해 동안 가장 정성스레 키워온 아이에게 왕위를 물려주겠다며 말이지요. 삶은 씨앗인 줄 모르는 아이들은 저마다 화려한 꽃을 어떻게든 구해 갔어요. 키울 수 없었으니, 구해 간 거죠. 그런데 단 한 명만이 초라한 빈 화분을 내밀었어요. 빈 화분에 진실을 담아낸 이.

 

우리는 살아가며 제각각의 이유로 진실에 눈을 감고, 진실을 감추고, 기꺼이 용기를 잃은 채 살아가지요. 가진 적 없었는지, 이미 잃은 지 오래라 그것이 무엇인지 기억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가치들에 대해 생각해요. 정직하기 위해 아이가 포기한 것을 손해라 부르지 않고, 정직하기 위해 충분한 용기를 냈다고 말이지요. 그러니까 다행이에요. 교회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자라나는 것은 이 작은 순간이 모이는 것일 테니까요.

 

예수 믿으세요, 바른 걸음으로 오늘을 인도하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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