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담아서

작성자: 김선아님    작성일시: 작성일2021-04-24 19:30:58    조회: 476회    댓글: 0
 

올해 초반, 우연한 기회에, “마을 강사 교육이라는 걸 받게 되었는데요. 정말 우연히, 얼떨결에 제가 사는 시에서 운영하는 교육재단에서 무료 강좌를 수강했더니, 이것도 해야 한대서요. 얼떨결에 등 떠밀리듯 마을 강사에도 지원하고, 활동해야 하니 강사 교육도 받게 되었어요.

 

떠밀리듯 한 달의 시간을 거기에 오롯이 쏟아야 해서 더 투덜거렸었고, 마지막에는 ZOOM으로 개인 수업을 계획하고 진행해서 발표하는 시간이 있어서 더 불평했어요. 이걸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가르쳐 놓고 여기까지 하라는 게 말이 되냐, 여기 있는 사람들이 다 이런 교육과정 설계를 배운 게 아닌데, 어떻게 이렇게까지 하라는 거냐며 투덜거렸어요. 정말, 작정하고 불평을 터뜨리면서도 준비하고 발표를 마쳤지만, 제가 속해 있던 강사 훈련반에는 70대이신 할머니 선생님도 계셨어요.

 

생각해보면 그 연세에 인터넷으로 실시간 소통을 하며 강사 훈련에 참여하신 것만으로도 대단했었지요. 수업 자료를 준비하실 수 있을 정도로 능숙하게 기기를 다루지 못하시는 그분이, 어떻게 하셨는지 짐작하실 수 있으세요? 종이접기 수업을 아이들 대상으로 하시겠다고 설정하신 70대 선생님은, 종이접기를 단계마다 하나하나 접어서 우드 보드 판에 붙인 다음 차분히 설명해 나가셨어요.

 

그 목소리와 화면 너머로 잘 보이지 않지만 하나하나 같은 것을 몇 번이나 접었을 그 정성이 보이고,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최선을 다하시는 그 모습에서 진심이 흘러나왔어요. 그때, 온라인으로 그 시간에 함께 모여있던 모든 사람들이 삶의 진심이 느껴지는 그분으로 인해 감동의 눈물을 흘렸어요. 공간의 저 너머에 있는 것이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았지요.

 

마음이란 그런 것이었어요. 내가 나의 자리를 지키고, 나의 마음에 거짓 없이 사람을 품을 때 비로소 사람이 움직이게 되는 것을 보았어요. 일흔 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될 나이지만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나이였어요. 나도, 저렇게 살아내고 싶다. 생의 모든 자리에 진심을 다하고, 삶의 모든 순간에 정성을 쏟으면서 저만한 나이에도 나의 마음을 담아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으며 살고 싶다.

 

저도 그렇게 사람을 내 안에 담으며, 사랑을 내보이며 살아가고 싶어졌어요. 그즈음, ‘이만하면 되었지라는 생각으로 살고 있어서 그렇게 울었나 봐요. 어떤 이의 삶이 아름답다면, 그것은 그 사람이 품어 낸 그날까지의 생이 그토록 진실해서일 것입니다. 어떤 이의 삶이 당신의 마음을 움직인다면, 그이의 안에 당신을 향한 정성이 있어서일 것입니다.

 

예수 믿으세요, 당신의 마음에 마음을 더할 수 있도록 인도하실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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