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라는 땅에서, 나는 나로서

작성자: 김선아님    작성일시: 작성일2021-03-06 21:49:27    조회: 479회    댓글: 0
 

엄마, 그 전나무 책 좋지 않았어?”라는 은근한 말에, 못이기는 척 책 한 권을 사주게 되는 것은 오랜만에 아이들과 제 기호가 맞아떨어져서 일 거에요. 전나무로 가득한 숲에, 어느 날, 장난처럼 사과 심지가 떨어져요. 숲에 놀러 온 아이가 사과를 다 먹고는 거기에, 놓고 갔거든요. 온통 전나무인 숲에서 사과나무가 외로이 홀로 선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어떤가요? 사무치게 외롭고, 누군가는 크리스마스트리가 될 자격을 갖추고 정성으로 돌보아 지지만 누군가는 단지그곳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비웃음거리가 되는 모습을 그릴 수 있나요?

 

별거 아닌 그 장면에서 나라면 그러지 않았을 거라고 다짐했어요. 나라는 사람은, 뜬금없이 찾아오는 것들을 좋아하니까. 전나무 숲 사이에 자리 잡은 사과나무, 너를 보며 감탄하고 귀여워하고, 감동했을 거라고. 네가 정성스레 맺어낸 사과도 감사하며 따내서, 집에 돌아가서는 너에 대해 할 수 있는 한 많은 사람에게 이야기할 거라고. 거기, 특별한 게 있다고.

 

그리고 내내 안타까워했지요. 그냥 거기에 있을 뿐인데도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은, 어쩌면 그렇게 말해 줄 수 있는 존재가 없었을 뿐인데. 그 말이 없다는 것으로도 참 많은 것을 할 수 없구나. 있는 그대로 나를 받아주고, 존재를 긍정해 줄 수 있는 사랑이 없다는 것은, 이렇게도 외롭고 쓸쓸한 거였구나 하는 마음에서 말이에요. 그래서 사랑은, 단단한 땅과 같은 것임을 다시 생각합니다.

 

내가 딛고 설 수 있도록 단단하고, 나를 세울 수 있도록 단단하고,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그곳에 단단한 것. 언제나 있지만, 그것을 내 안에 받아들여야만 나 자신이 나일 수 있는 것. 그래서 참, 놀라운 우리의 땅, 우리의 생명. 내가 딛고 선 이 세상이 하나님의 것임을 분명히 알게 되었을 때, 하나님의 사랑이 언제나 나를 감싸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나 또한 나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괜찮다고, 너무 불쌍하지도 않게, 너무 쓸쓸하지도 않게 볼 수 있는 나는. , 어디에 있던지 사랑받았구나. 나는 쓸모없고,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괜찮다는 것은 이토록 건강하게 서 있을 수 있다는 거였구나. 그리고 그건 참 얄궂게도, 다 늦었다고, 이제 정말 안 되겠다고 생각할 때, 다시 보이잖아요. 다시 부르시잖아요. 그래서 늘, 지금 나를 포기하는 것이 아깝다고 생각을 하게 만드셨나 봐요.

 

그래서, 전나무 숲에서 전나무가 되고 싶었던 사과나무가 그 소망을 버리고, 다른 희망을 품게 되는 것처럼 우리고 그렇게 되는 거지요. 나를 하나님이 만드신 나로서 살아내고, 그저 모든 것이 감사했노라며 나의 마지막까지 드릴 수 있도록 말이에요. 그러니 당신도, 예수 믿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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