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종의 이름으로

작성자: 김선아님    작성일시: 작성일2020-08-21 17:52:06    조회: 565회    댓글: 0
 

화평교회가 가정교회를 처음 시작한 1998년은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힘들었던 한해였습니다. 평생직장으로 여기던 은행이 IMF 사태를 맞이하여 그해 여름, 갑자기 퇴출 대상이 되어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그 당시 제 일과는 노조가 이끄는 대로 명동성당에서, 때로는 여의도광장에서 수천 명의 퇴출 직원들과 함께 농성하고 농성이 끝난 후에는 동료들과 함께 술집에서 술과 담배로 울분을 달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주일은 꼬박꼬박 지키는 교인이었지만 하나님의 일보다는 세상일을 더 우선시하고 믿는 사람과 교제하기보다는 세상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더 좋아하는 무늬만 크리스천인 신앙인이었습니다. 목사님께서 가정교회를 편성하시고 저에게 가장으로 수고해 달라고 하셨을 때 누구보다도 저 자신이 저의 형편과 믿음을 잘 알기에 극구 사양을 하였으나 목사님께서는 강권하시며 저에게 가장 사역을 맡기셨습니다. -내가 꿈꿔왔던 소그룹, 함께하는 가정교회, “, 담배, 그리고 우리사이중에서

 

이 글을 쓰신 가장님이 그렇게 떠밀리듯 맡게 된 뒤 어떻게 되었을까요? 큰 교회를 다니면서도 변화하지 않던 자신이 작은 가정교회를 통해 변화하셨다고 고백하십니다. 세상의 즐거움이던 술, 담배, 모임을 끊게 되었고 무엇보다 가정교회의 지체들을 진실하게 섬기기 위해 노력하는 사이 부부 사이는 더 깊은 대화를 통해 더 깊은 사이, 더 새로운 사랑을 일궈가는 사이가 되었답니다.


때로 우리는, ‘하나님 어째서 내게 이러시나요?’라는 원망과 투정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모든 것이 지나간 자리에서야 비로소, 하나님의 뜻이 있었구나. 혹은 내가 섣부른 원망을 쏟았음을 알게 되지요. 그런데 때로, 우리는 거절하지 못할 권유를 받곤 하지요. 이 가장님처럼 말이에요. 내게 과분하여서, 내가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사양한 그 자리가 결국 그를 단련시키기 위한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이었습니다. 하나님이 그분께 주신 것은 버거운 자리, 무거운 책임만이 아니었습니다.

 

기쁨으로 맞아주는 가정교회의 가원들. 든든한 동역자의 자리를 기꺼이 감당한 부인, 그리고 나날이 자라가는 말 그대로 어린아이 같은 새 신자들까지. 가정교회를 통해 자신의 삶이 더 진실해지고 새로워진 것만큼이나, 가정교회를 통해 나날이 자라가는 가원들을 더 자랑스럽게 여기게 되기까지. 하나님을 믿음으로, 믿으니 살아야 하는 그 방향을 말씀으로 가늠하며 그 길을 걸었습니다. 그 길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버거운 길도 아니었지요.

 

그러니 주님, 우리도 버거운 길을 걸어야 할 때, 더욱 기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길의 끝에 당신의 영광이, 당신의 나라가 더욱 온전해 짐을 소망하며, 걸어갈 수 있도록 붙들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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