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마음을 따라

작성자: 김선아님    작성일시: 작성일2020-06-05 12:02:04    조회: 576회    댓글: 0
 

때로, 사람들은 단순한 위로조차도 하지 못하지요. 상심 어린 고백에 그래, 듣는 나도 이렇게 기분이 안 좋은데, 직접 겪은 너는 어땠겠니.”라는 간단한 공감과 위로 대신 나는 예전에 그보다 더한 일을 겪었다던가, 때로는 너무 설익은 해결책을 제시하느라 바쁘지요. 그중에 제일은 어떻게 그럴 수 있지? 나는 이해가 안 돼, 그건 너도 잘못한 거야.”가 아닐까 생각해요.

 

사람을 위로할 수 있는 마음을, 다른 사람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처럼 여길 수 있는 마음을 공감이라고 하지요. 돌아본 저는 참 냉담한 사람이 아니었나 싶어요. 그래서 다른 이의 아픔을 내 것처럼 여길 수 있게 공감하는 심령을 주실 것을 기도했어요. 그런데 그건 선 안에 들어오지 못하는 사람들, 특히 그냥 나쁜 사람 말고, 나한테 못된 사람들을 위해서는 단 한 톨의 에너지도 낭비하지 않겠다고 똘똘 뭉쳐 닫힌 채였어요.

 

그리고 어느새, 내 삶의 재료가 훨씬 안 좋았는데도 난 이만큼이나 잘 자랐잖아. 도대체 왜 너는 그것 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어? 라는 교만과 기묘한 자긍심이 그 벽을 도탑게 만들었어요.

 

그리고 판단하기 시작했지요, 그래서 그렇구나. 말로는 안타깝다고 충분히 이해한다고 하면서도 그 말들이 가 닿지 않았고,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 수 없었던 이유는, 그것이 분석하는 자 특유의 흥미 있는 눈빛을 하고 있어서. 그렇게 말하는 나 자신이 퍽 멋지다 생각하는 그 속 빈 위로가, 텅 빈 마음이 느껴져서가 아닐까요.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는 없겠지요. 그렇지만 하나님의 사랑이 어떠했는지 잊지 않으려고요. 그분이 나를 아끼신 마음, 그분이 나를 돌아보신 자비와 긍휼을 매일매일 되새기며 살아갈게요. 당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을 나도 닮게 해달라고 살아갈수록, 나의 삶의 모습이 당신의 복음만을 남길 수 있게 나를 덜어낼 수 있도록 지혜를 달라고. 그리고 그 마음 그대로, 자비와 긍휼의 사람이 되길 바라면서 살아갈게요.

 

오늘 돌아본 나는 참 긍휼도 자비도 없이 냉철히 살아온 것만 같지만, 언젠가 또 돌아봤을 때 내가 함께 울고, 또 내가 함께 손잡고 걸어온 이가 스물은 넘었으면 좋겠고, 그리고 또 다음에는 백 명쯤은 되었으면 좋겠어요.

 

예수 믿으세요, 그분을 알아갈수록 나의 빈 곳이 보인다는 것은 그분의 사랑이 더 크게 당신을 채우시리라는 축복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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