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 번 더

작성자: 김선아님    작성일시: 작성일2020-05-15 13:31:00    조회: 585회    댓글: 0
 

섭섭한 날들이에요. 은근한 그 말이 계속 귓가에 맴돌아 마음이 상해버리고, 잊어야지 별거 아닌 거야 다독여 봐도 문득 생각나면 기분이 나빠져서 채 잊히지 않고 채 버려지지 않는 서운함이 마음을 불쑥불쑥 두드리는 그런 날들이 이어지고 있지요. 매일 마주했던 다정한 마음 씀씀이, 즐거운 일을 나누고, 마음이 상한 일들은 퍽 달가운 위로가 되었던 소소한 일상을 떠올려도 돌아서면 문득문득 짜증과 서운함이 밀려오는 그런 날이더라고요.

 

그냥 말한 거야, 들을 때 기분이 나빴던 건, 꼬아서 받아들인 내 감정 때문이고 저 사람은 그냥 말한 거야. 원래는 좋은 사람이잖아, 요즘은 별일도 아닌 일에 짜증이 날 만큼, 내가 지쳤구나. 돌아서려 해도, 흔쾌히 내 마음을 돌려세울 수가 없었어요. 내가 뭐라고, 나라고 다를까. 분명 나도 실수한 게 있을 텐데, 저 사람도 잘 참아준 일들이 있을 거야. 담아두지 말고 잊어버려야지 하는데도 그게 잘 안돼서, 이걸 누구에게라도 이야기하고 싶은 답답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그랬어요. 투덜투덜 주절거리며 별 뜻 없이, 별 계산 없이 칭얼거리다가, 내 마음에 여유가 없으면 원래 그렇게 된다는 그 느긋한 다독임이 그렇게 마음에 맴돌더라고요. 다시 한참이 지나고 나니 알았어요. , 왜 기도하지 않았을까. 나는 왜 또 투덜거리다가 누군가를 당연한 듯 싫어하려 했을까. 그러다가는 내 감정의 타당함을 지지받고 싶어서 누군가를 끌어들이려고까지 했을까. 나 정말 기도하는 일상을 잊었었구나

 

내가 잠시 접어두었던 것은, 나를 불편하게 하는 상황과 사람을 기꺼이 사랑하는 것이었어요. 내 마음을 건드리는 것으로, 나의 부족을 깨닫고 하나님의 지혜를 구하는 순간들. 나의 어딘가를 가시처럼 파고드는 무수한 사람들을 보며 기꺼이 견디기를 기도하던, 그래서 더욱 하나님을 사랑할 수 있길 기도하던 그런 날들. 나의 마음이 그분으로 인해 충분히 강하고 삶의 모든 것이 넉넉했던 그런 날들.

 

그런 날들은 거저 돌아오지 않으리란 걸 알아요. 분명 그 이전보다도 더 많은 힘을 들여야 할지도 모른다 생각해요. 그런데 또, 한 번 가 본 길은 더 즐겁게 갈 수 있을 거라는, 가벼운 마음도 들어요. 한 걸음 한 걸음, 나의 하루를 온전히 하나님 당신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말이에요. 당신이 이 땅에서 어떤 마음으로 계속 살아가셨을지 생각하면 할수록, 더없이 사랑스럽고 더없이 아름다운 시간으로 살아가겠지요.

 

예수 믿으세요, 믿음 안에서, 당신은 언제나 다시 일어설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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