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정말 행복한 날이었어! 최고의 날이야!” 흥얼거리다가 크게 소리쳤어요. 최고의 날이었느냐고, 그럼 무엇이 가장 행복했는지 물어보면 “엄마랑 함께한 시간”이라고 다정하게 눈 맞춰 오는 얼굴에 눈을 따라 피어나는 웃음은 향기라도 있는 것처럼 마음을 간질여요. 뭐가 그리 즐거운지 쫑알거리다가 눈에 띄게 침울해진 목소리로 중얼거리더라고요.
“엄마, 하나님은 왜 내 기도를 안 들어 주시지?” “기도를 안 들어 주셨어? 무슨 기도를 했는데?” “아빠도 같이 교회 가게 해 달라고 계속 기도했는데, 왜 아직도 안되는 거야?” “음, 그러게.” 어떻게 이야기해 줘야 할까, 잠깐 생각하다가 그냥 가볍게 말해 주었지요. “그래도, 계속 기도해 볼까?” “들어주실 때까지?” “응, 계속해서, 할 수 있을 때까지.” “그래, 나 할 수 있어.”
그 말은 너무도 귀해서… 계속해서 기도해 왔고, 또 앞으로도 아빠를 생각하며 계속 기도하겠다는 그 말이 참 애틋해서, 그날의 얼굴과 목소리가 문득문득 기억을 스쳐 갈 때면 뭉클해 져 버리고 말아요. 나만 준 줄 알았는데, 어느새 넌 내게 너무도 귀한 걸 주고 있었구나. 엄마라서, 아빠라서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이 당연한 듯하여… 받을 줄 몰랐는데 어느새 당연한 듯 너는 우리를 사랑하고 있었구나.
너희가 내 삶에 찾아오고 나서야, 나는 놓을 줄 아는 사람이 되었고. 대가 없이 내어놓은 시간이 도리어 행복일 수 있음을 알았고, 내가 참 당연한 희생 위에 살아왔음에 비로소 나의 엄마, 나의 아빠에게도 감사할 줄 아는 그런 늦된 아이였음을 고백한다. 고생스러웠어. 나만을 위해 살다가 너희를 위해 삶을 꾸려가는 게 말이야. 퍽 자주 지쳤어, 해도 해도 끝나지 않는 일과, 줘도 줘도 부족하다고 말하는 것만 같은 너희들의 눈빛이 아프기도 했단다.
너희와 만나고, 너희와 함께 자라오고… 그리고 이제, 별일이 없다면 더 많은 시간을 함께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며 자라가겠지. 그리고 그 시간이, 나를 더 준비되게 만들 거라고 기대해. 나는 이제야,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무언지 알 것만 같아. 언젠가는 내가 나의 엄마를 온전히 책임져야 할 시간이 올 테고. 또 언젠가는 너희가 나의 엄마인 것처럼 살아갈 날도 오겠지. 언젠가의 그날, 우리가 사랑한 모든 시간이 그 시간 들을 견디게 할 수 있길 기도할게.
예수 믿으세요, 삶의 어느 자리에서도 거부할 수 없는 사랑이 가득할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