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온하지 않기를

작성자: 김선아님    작성일시: 작성일2020-03-27 17:39:22    조회: 621회    댓글: 0
 

 별생각 없이 차에 올라 길을 가려는데, 꽃잎이 휘날리더라고요. 하나, 둘 앞 유리 위로 떨어지는 꽃잎이 예뻐서, 밖으로 나오지 않은 새에 봄이 벌써 깊어 버렸구나. 가끔 지나가는 길에 따뜻해진 걸 느꼈지만 꽃이 이렇게 핀 줄은 몰라서, 더 반가웠던 것 같아요. 모르고, 보지 않으면 이렇게 핀 줄도 모르는 꽃이 가득한 것처럼. 모르고 덮어두면 알 수 없는 것들이 있지요. 가만히 눈 맞추고 사랑한다며, 너를 참 귀히 여긴다며 말하지 않으면 그 마음이 닿은 적 없이 흩어지는 것처럼. 시간을 나누어 주고, 정성 들여 대접하지 않으면 마음이 도탑게 쌓여 가는 행복을 이야기할 수 없는 것처럼.

 

 예배하지 않는 주일, 애써 기도의 시간을 마련하지 않는 몇몇 날은, 처음엔 시간이 아주 많아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몸은 가지 않아도, 공간을 뛰어넘어 예배해야 한다며 애써 시간을 기억하고 부지런 하려 해도 직접 가서 기도하는 것만 같지는 않고, 삶이 예배가 되어야 한다면서도 늘 부족한 무언가를 찾는 그런 요즘이에요.

 

 그러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예배하지 않으면, 힘써 기도하려 모이지 않으면 내가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을 어떻게 나타낼 수 있을까. 힘써, 말씀을 따르기 위해 예배가 삶을 온전히 간섭하길 바라는우리가 결단이라고 부를 수 있는 그 은혜를 느끼고, 되뇌며 생각하고 살아온 날들이 그립고 그리워졌어요.

 

 예배하지 않으면, 하나님을 향한 시선을 드러내지 않으면, 우리의 일상은 믿지 않는 사람들과 구별될 수 없음을 압니다. 예배를 통해 온유한 성품을 알았고, 당신을 향한 기도와 소망을 통해, 우리의 사랑이 가야 할 길을 알았지요. 진정 예배는, 나를하나 된 우리를 위한 것임을 다시 알아갑니다.

 

 일상에 젖어가려는 몸을 이기기 위해, 당신을 바라보기 위한 습관을 다시 세워 가려 해요. 습관을 따라 터져 나오던 불평을 누르고, 당신의 호흡을 따라 찬양합니다. 바쁘다며 하루의 끝으로 미뤄 두었던 성경 필사를, 아침의 첫 호흡과 함께합니다. 주님, 훈련이 습관이 되고, 나의 습관이 나의 안온을 이겨내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다시 만난 우리 모두의 얼굴이, 하나님의 성품을 온전히 품어낼 수 있도록 우리가 서로에게 평안을 끼칠 수 있도록, 지금 우리의 삶을 하나님 앞에 온 마음과 힘을 다해 가꿔갈 수 있길 기도합니다.

 

 예수 믿으세요, 믿음으로 다시 만나는 날을 온전히 소망할 수 있길 기도합니다.

  추천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256개 (2/18페이지)
전도편지 목록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바라 마땅한 것들을 원하며
김선아    164    0
김선아
164 0 06-24
꺼지지 않을 불을 틔우며
김선아    168    0
김선아
168 0 06-24
내가 매일 십자가 아래 서고
김선아    128    0
김선아
128 0 06-24
하나님의 것을 하나님께로
김선아    128    0
김선아
128 0 06-24
나와 우리를 구하는 마음
김선아    118    0
김선아
118 0 06-24
나를 감싸는 하나님의 호흡, 정결
김선아    111    0
김선아
111 0 06-24
준비되는 마음, 분별
김선아    122    0
김선아
122 0 06-24
상수리 나무 아래
김선아    123    0
김선아
123 0 06-24
당신하고 나, 우리의 그리스도
김선아    124    0
김선아
124 0 06-24
서로에게 깊이 뛰어들기를
김선아    124    0
김선아
124 0 06-24
또 일어서고 더 걸어가는 마음
김선아    131    0
김선아
131 0 06-24
흔들려도 피어야지, 꽃
김선아    116    0
김선아
116 0 06-24
사랑 앞에, 흐트러지지 말아라
김선아    126    0
김선아
126 0 06-24
더 하고, 더 바라며
김선아    123    0
김선아
123 0 06-24
겸손에 대한 오해
김선아    200    0
김선아
200 0 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