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메여서

작성자: 김선아님    작성일시: 작성일2020-03-20 09:01:42    조회: 604회    댓글: 0
 

엄마, 나는 엄마 딸이 아닌가 봐.” “그럼 누구 딸인데?” “그냥, 그냥 있는 이상한 아이 같아.” 책도 읽고, 자기 위해 가만히 누웠다가도 이내 종알거리며 이 얘기 저 얘기하다가, 장난도 끊임없이 치다가 끝내는 잔소리를 왕창 듣더니 시무룩해진 목소리로 중얼거립니다. 엄마 딸이 아니어서 말을 못 듣는 것 같다고, 자기는 장난을 멈출 수가 없어서 엄마 딸이 아닌 것만 같다나요.

 

아니, 그럼 어쩐다니. 엄마는 널 낳았는데, 그렇게 생각한다니 참 안타깝다고. 피식 웃다가 말합니다. “, 네가 내 딸이 아니면 내가 이 고생을 왜 하니?” 퍽 고생스러운 나날들. 어떤 날은 알 수 없는 이유로 바닥에 드러누워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울기도 하고, 하염없이 기다리다가도 버럭 마주 화내던 일. 몸이 아파도 아이들만은 제대로 먹이려 애써 일어나 챙기던 일들. 감기 때문에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도 내내 가다듬으면서 책을 읽어주던 그 고생들.

 

너와 내가 서로 상관이 없었더라면, 우리가 서로에게 메이고 사랑하지 않았더라면 일어날 수 없었던 일들이지. 거의 투덜거리다가 잠든 아이를 보며 생각했어요. 잘 몰랐던 것들이 보이는 것은, 지나온 시간 속에서 하나님이 채워주신 그 많은 시간이 하나하나 축복이 아닌 것이 없었음을 감사할 수 있는 이 마음은, 내게 주신 사랑이 점점 커지고 있어서.

 

언젠가, “나는 회개를 조금 하려고 조금만 방황한다.”라고 뻔뻔하게 고백한 적이 있었는데어쩜 그리 뻔뻔했나, 싶을 정도로 지금 돌아본 그때의 난 참 아휴하고 손사래 칠 정도로 별로였다고 말이지요. 꾸준히 방황하면서도, 마음이 아플 때는 교회로 숨어들어 눈물로 기도하고, 그런 시간을 자기 자랑과 위로로 삼던 내가, 쭈뼛쭈뼛 내밀던 손을 하나님 이런 마음으로 바라보지 않으셨을까 싶었어요.

 

헛소리 그만하고, 이리 와 안겨. 네가 내 것이 아니었던 적이 한 번도 없으니까 그렇게 쭈뼛거릴 거 없어. 너는 좀 말을 안 듣긴 해도, 내 딸이니까 그 정도는 고생도 아니야.” 하는 마음으로 빈틈없이 안아주셨던 거에요. 그렇게 안아주셨던 순간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말 잘 안 듣던 아이가 어느새 엄마의 조건 없는 사랑과 수고도 달가워하는 자기희생을 더 깊이 감사하며 자라나게 된 거라고. 그런 사랑이 지나온 삶을 켜켜이 감싸는 게 신앙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예수 믿으세요, 하나님께 사랑으로 메이고, 사랑으로 서로 상관하는 축복을 누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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