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랄 수 없는 중에 바란 소망

작성자: 김선아님    작성일시: 작성일2020-01-09 23:16:35    조회: 605회    댓글: 0
 

 

증명할 수 없는 가난은 가난이 아니었어요. 어린 시절 내내 학교를 계속 다닐 수 있는지조차 불확실한 형편 속에서, 누가 이름이라도 부르면 화들짝 놀라며 하루하루 불안에 잠겨 살았었던 기억을, 납부금을 내지 못해 졸업하고 한참이 지나서야 받게 된 고등학교 졸업장에 대해, 아침에 학교 가려고 나섰던 집과 학교를 끝마치고 돌아가야 할 집이 달라졌던 나날들을 아주 오랜만에 언니와 함께 들여다보며 이야기를 나눴어요.

 

한창때인 장년 부부가 아직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말이지요. 그들은 열심히 일해도 빈곤을 벗어날 수 없었고, 이것저것 따져보면 복지의 틀에서 단 한걸음 즈음 막혀버린, ‘증명할 수 없는 가난속에서 그저, 희망 없이 죽지 못해 살다가끝내는 세상을 떠나버렸다는 시린 글자들을 보게 되었기 때문에요.

 

그들의 사정을 다 알 수는 없었지만 그들의 아픔을 이루 만져줄 수도 없겠지만 그들의 사정이 그저 버티는 방법밖에 없던 우리의 나날과 다르지 않게 느껴졌거든요. 우리도 그렇게 단 한걸음 떨어진 삶을 살았는데, 우리는 살아남았고. 또 우리는 지켜졌다는 걸 알았어요. 커 갈수록 형편이 나아진 것도 아니었는데 무너지고 무너지는 가정 속에서도 우리는 지킴 받았다고 말이지요.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생활을 해결할 방법이 막힐 때, 여전히 그리고 습관을 따라 기도하러 새벽길을 나서고 단 몇 명뿐인 듬성듬성한 예배의 자리를 지치지도 않고 지키는 부모님을 그렇게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지금 저럴 때가 아니지 않은가, 우리는 이렇게 불안하고 당장 내일이 괴로운데 왜 저러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철이 없다고 말이지요.

 

일이 잘되지 않아도, 삶이 고단해서 계속 넘어졌어도 다시 일어서 걸어줘서 고마웠어요. 포기하고 싶을 때가 훨씬 많았을 거 알아요. 잘되진 못했지만, 최선을 다해줘서 그래도 포기하지 않아 줘서, 지쳐서 쉬다가도 다시 일어나 걸어줘서 고마워요. 나는 너무 어려서, 내 마음이 아프고 내 상처가 너무 커서 당신이 바라보고 있는 소망을, 당신이 지키고 있는 사명을 몰랐었어요. 당신이 누구에게 기도하고 있고, 누구를 위해 기도하며 예배하는지 헤아려 보지 못했어요. 고마워요, 그때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을 바라봐서 우리가 살 수 있었어요.

 

예수 믿으세요, 그분은 바랄 수 없는 중에 참 소망 되시며 모든 것을 이기게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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