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교회 안에 있을 테지만, 2년여를 함께 보낸… 서로에게 참 익숙한 저의 반 아이들을 올려보냈습니다. 아이들에겐 우리 교회의 첫 선생님이 되었고, 제 생애 처음으로 맡았던 주일학교 아이들. 참 서툴러서 알아가는 데에만도 많은 시간이 들었고 서로 익숙해 져서 마음껏 좋아해 줄 만하니 이제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이별을 했습니다.
이제 새해 첫 주부터는 저의 품을 떠나 고학년 형님이 되어 공과 수업도 하고, 활동도 하겠지요. 지난 시간이 새록새록 떠오르기도 했지만 그래도 제 눈에서 사라지진 않을 테니 함께해서 즐거웠고 그 시간 동안 나도 너희와 자랐기에 고맙다고 한 글자 한 글자 써 내려 잠깐의 이별을 고하는 편지를 아이들 손에 들려 보냈어요.
그 후로 마주치는 순간들이 참 따스했어요. 살며시 웃으며 부끄러워하는 얼굴이, 그동안 감사했어요 인사하며 씩 웃는 얼굴은 혼자 있을 때 조심스레 꺼내 보고 싶을 만큼 간질거렸고요. 이제 큰 형님 반이라고 떠들썩하던 목소리는 설렘도 가득하고 그런 만큼 떨림도 가득해서 잊히지 않아요. 그리고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또, 소원이 생겨 버렸어요.
나는, 그날 너희에게 건넨 작은 글귀를 마음에 새기기로 했다. 한 명 한 명 떠올리며 찡한 마음을 가만히 써 놓았던 글귀를 하나하나 내 마음에도 깊이 새겨, 너희를 향한 기도를 멈추지 않을 거야. 너희는 나를 스치듯 날아갔지만 너희들의 앞에, 나는 기도의 숨을 더할 거야. 너희가 한 해 한 해 자라갈수록, 나의 마음도 너희와 함께 나아가길 바라게 되었다.
그저, 이제 내 소관이 아니라 하며 너희를 스치듯 잊지 말고… 나와 함께 한 날들을 뒤로하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너희와 나도 함께 갈 수 있길 바라. 내가 낳아, 자연스럽게 삶의 부분이 된 나의 아이를 사랑하는 것처럼. 숨 쉬듯 너희를 생각하고 사랑하기 위해, 기도를 멈추지 않으리라는, 그런 소원을 품게 되었다.
그래, 너희는 나의 소원이 되어 내게 또 다른 삶이 되고 또 다른 ‘영원’이 되어 갈 거야. 그렇게 눈부시게, 그렇게 아름답게 말이지.
예수 믿으세요, 그분 안에서 살아가는 모든 날은, 생명이 생명을 낳고 살아가는 모든 날이 새로운 꿈과 떨림으로 가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