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가장 추운 날이 나날이 늘어가고 있어요. 이렇게 깊어가는 겨울만큼, 올해는 더 아스라이 흩어져 가고 있어요. 한 해를 시작하며 소중히 적어놓았던, 퍽 열심히 노력하다가 중간에 놓쳐 버린 것이 있는가 하면 미련스레 붙잡아 아직도 함께 걸어가고 있는 그런 작은 소망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있지요.
올해 못한 것 중에 가장 아쉬운 것은, 매일매일 감사일기를 쓰는 거였어요. 다섯 가지 정도,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그저 스쳐 가는 생각이 아니라 기록을 남기고 싶었던 것을, 한두 번 써 보다가 어느샌가 바쁜 일상에 밀려 펼쳐 본 적 없는 그 일기가, 못내 채워내지 못한 글줄이 아쉬웠어요.
살아가는 그 날에는 그렇게도 시끄러웠는데, 지나고 보니 참 밝고 예쁜 나날이 가득했어요. 아이들은 신이 나서 재잘재잘, 재미있는 것을 멈출 수 없어서 사고도 치지만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자유롭게 하며 살아낸 나날들. 일상이 바쁜 엄마는 쉬고 싶기도 하고, 할 일이 많아져서 버럭 소리치기도 했지만 즐거웠던 만큼 너희들은 많이 웃으며 자랐구나 하는 감사함이 마음에 맴도는 그런 날들.
계획만큼 공부하지 못한 것과, 또 생각보다 많이 읽지 못한 책들이 아쉬웠지만 단 한 장이라도 읽고, 조금이라도 공부할 수 있는 나날이 있어서 감사했어요. 그러니 새해에는 지나간 해보다 딱 한 장이라도 더 읽어보기로. 그렇게 멈추지 않고 계속 살아 보면 언젠가는 지금보다 더 많은 것을 능숙하게 할 수 있겠거니 하는 막연한 기대가 생기기까지 말이에요.
말도 안 되는 말로 우겨대고, 꼬박꼬박 말대꾸하면서 고집을 굽히지 않는 아이와 매일매일 힘겨운 싸움을 해 왔지만 돌아서서는 그래도 자기 의견을 굽히지 않고 표현하는 너만의 표현력이, 나는 가져본 일 없던 것이어서 감사할 따름이다, 하고 한숨짓던 일을, 부지런히 적을 걸 하며 못내 아쉬운 마지막 달, 그리고 올해의 매듭 달이에요.
마지막 한 달은, 지나온 모든 것들에 감사하기로 해요. 삶을 채웠던 모든 마음들… 감사, 행복, 사랑, 소망, 그러나 끝내 버리지 못했던 미움, 다툼, 질투… 그 모든 것들을 내 안에서 다듬으셨던 하나님께 감사하며, 다가올 새해는 하나님께 더 가까울 수 있기를 기대하며, 매듭짓기로 해요.
그러니, 예수 믿으세요. 당신의 삶의 귀결이 영원한 생명이 되도록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