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무얼 써야 하나, 이런저런 생각들을 흘려보내다가 다시, 겨울이 왔음을 알았어요. 처음 발을 디딘 그때와도 참 다른 마음으로 이곳에… 오늘도 서 있어요. 이곳에 오기 전 겨울은 참 시렸는데 말이에요. 겨울은, 차가운 공기만이 아닌 그런 묵직한 시림을 가지고 있었어요.
겨울이 가진 시린 외로움의 냄새가 살아오는 내내 흔적을 남기며 삶을 괴롭혔다고 할까요. 겨울이 시려서 좋았지만, 너무 시려서 쉽게 눈물이 났었어요. 그러니 지금, 이곳에서 다시 맞는 세 번째 겨울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를 일이지요.
추운 겨울 얼어버리는 손을 요령 없이 호호 불어가며 전도하던 일, 이른 시간부터 늦은 저녁까지 재료 준비에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던 성경학교 준비, 다 같이 모여 청소도 하고, 회의도 퍽 자주 했었던 것 같아요.
그때는 멋모르고 이곳에 있었어요. ‘하라니 해야지.’라는 마음이지 않았을까요. 그때의 가장 큰 두려움은, 그래서 해야만 했던 기도는 지치지 않는 것이었어요. 지치지 않고, 훌쩍 도망가지 않는 것 말이에요.
그때까지도 저는 퍽 감정이 널을 뛰는 사람이었고, 힘든 일을 기꺼이 감당하기보다는 외면하는 것이, 말 그대로 도망치는 것을, 더 쉽게 하는 사람이었어요. 부족해서 몇 시간을 앉아 있어야 한 줄을 쓸 때도 있었고, 또 누군가를 미워하며 글을 쓰지 않기 위해 억울한 마음을 애써 흘려내기 위해 울컥 밀려드는 감정을 누르며 기도해야 했어요.
그때는 괴로웠어요. 무언가에 얽매인 채 끌려가는 것만 같은 생각도 들었어요. 그런데 그저 아등바등 이 자리를 지켰다고 여겼는데, 그저 버티기만 했다 생각했는데, 돌아본 나는 내가 할 수 있으리라 생각지 않았던 일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것이 축복임을 알았어요. 당신이 주신 일을 위해, 때로 버티고 견디는 것과 같은 하루를 사는 것도, 크나큰 축복임을 알았어요. 시린 겨울을 견뎌야만 피어나는 그런 꽃이 지금 이곳에서… 바로 당신의 모습으로 피어 있어요. 지금 이곳에 있는 당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래서 차마 잊히지 않는 꽃이 되어 피어난 삶이, 얼마나 어여쁜지. 알아주세요. 우리 함께하는 오늘이, 얼마나 눈부시고 아름다운지 부디 알아주세요.
예수 믿으세요, 당신은 오직 그분 안에서만 완성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