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를 흔드는 것

작성자: 김선아님    작성일시: 작성일2019-08-23 00:13:06    조회: 674회    댓글: 0
 

위기는 너무도 뜬금없는 순간에 섞여 들어오는 것 같아요. 특히, 아이에 관해서 말이에요. 아이의 친구 엄마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세상 제일 예쁘던 내 아이도 어쩜 그리 못하는 게 많고 챙겨줘야 하는 부분이 많아 보이는지.

 

일상을 즐겁게,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어 하는 만큼 하면서 사는 게 행복이라 여기며, 학습을 강요하지 않을 것, 그저 배운 부분만 복습하기, 그리고 무엇보다 매일매일 묵상하기와 성경 읽기가 우선인 그런 일상을 가꾸게끔 키워야지라던 나름의 심지도 오간 데 없이 흔들리게 만드는 것이 바로 옆집 아이요, 아는 엄마더랍니다.

 

신념이 흩어지고 불안해지게 만드는 것, 그것은 욕심이지요. ‘쉴 틈 없이 가르치면, 하나부터 열까지 다 갖춰주면 너야말로 그 아이들보다 잘할 거야라는 마음이 불쑥 치솟아 올랐다가 사라졌어요.

 

읽고 싶은 책을 옆에 가득 쌓아놓고 이리저리 뒹굴며 시간을 보내고. 심심하다고 온 집안을 헤집어가며 놀 거리를 찾고, 만들고, 빼어나지 않아도 자기가 한 번이라도 할 줄 알면 그건 잘한 거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궁금한 건 꼭 알아야 하고, 자기가 잘 자랐다는 자부심이 있어서. 내가 마음 내키는 대로 이리저리 빚어봤자 그건 지질한 보상심리에 뿌리 깊은 욕심일 뿐이지 지금처럼 좋아하는 걸 꾸준히 해나가고, 나 없이도 잘 자란 것만 같은 너는 아니겠구나 하는 마음에서 말이에요.

 

오늘은 기분이 좋아서 성경 필사를 한 구절 더 하겠다는 네가 무척 대견했단다. 성경색칠공부를 사달라고 하더니, 뒤적이면서 , 이건 설교에서 들었던 거야!”라고 기억해내는 너를 보니 문득 불안이 걷히는 느낌이 들었단다.

 

어느 날, 너는 나를 떠나서, 하나님을 만나겠구나. 자라고 자라서, 네가 스스로 그분을 찾고, 사귀고, 네 삶을 그분께 드릴 수 있겠구나. 나는 그때, 미련 없이 망설임 없이 너를 날려 보낼 준비를 부지런히 해야겠다. 네 삶에 내 욕심을 더하지 않기를, 네 삶이 온전히 완성되는 순간에 네게 보상을 요구하지 않기를 매일매일을, 그렇게 준비해야지.

 

예수 믿으세요, 욕심을 거두고 불안을 거두는 진리로 평안을 누리게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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